In Jena: Week 181 (춘휘@한국, 독일로 출국, 베이징 경유)

· ☕ 10 min read · ✍️ Hoontaek Lee

이번 주는…

  • 춘휘@한국
  • 독일로 출국

2024. 02. 19. 월요일

춘휘랑 홍대가서 정연쌤 만나기로 한 날. 우리를 위해 반차를 써주셨다. 엄마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갔다. 아주 큰 계란말이, 국물이 시원한 굴+무 국, 김치, 갈비 등. 아침 치고는 매우 잘 먹었다. 집에 있을 때는 원래 저렇게 아침부터 푸짐하게 먹었긴 했다.

내가 버스를 잘못 내려서 15분?정도 지각했다 (…). 비가 살짝 오고 있었다. 또오겠지에서 국물떡볶이를 먹을까 했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대신 찾은 다른 떡볶이집으로 갔다. 거기 떡볶이랑 김밥도 맛있었다.

정연쌤이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이야기 나누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눈 후, 대책없는 나를 위해 홍대 어디어디를 돌아볼지 루트를 짜주셨다. 아기자기한 소품 파는 곳, 옷가게, 인생네컷, 올리브영 등이다. 식사 후 들른 소품집에서 구경 도중 정연쌤과 헤어졌다. 루트대로 구경하고, 중간에 카페 들러서 쉬기도 했다. 내가 마신 미숫가루라떼는 춘휘에게는 너무 단 듯. 나에게도 조금 달긴 했다. 인생네컷에 들러서 사진도 찍었다. 80초가 생각보다 짧아서 미리 계획을 짜둬야 했다. 카피를 두 개 밖에 갖고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4개는 뽑았어야 했을 듯. 카피 중 하나는 아빠 드리고, 하나는 우리가 가졌다. 들른 옷가게 중 춘휘는 원더플레이스에서 키티 로고가 있는 검은색 셔츠를 하나 샀다. 들를만한 가게가 좀 많이 보였지만, 독일어 수업을 집에서 들어야 했기 때문에 가지는 못 했다. 모란역에서 어묵꼬치랑 닭강정을 사먹고 들어갔다.

2024. 02. 20. 화요일

춘휘랑 아빠엄마누나랑 남한산성 가기로 한 날. 저녁에 누나 미싱 수업이 있기 때문에 조금 걷다가 점심 먹고 돌아오는 일정을 짰다. 하필 비가 와서 + 출발을 늦게 해서 생각보다 많이 걷지는 않았다. 한 편으로는 매 걸음마다 사진을 찍어서 생각보다 많이 걸은 것 같기도 하다.

점심 장소는 겨우겨우 정해졌다. 엄마는 원래 꽤 유명한 듯한 한정식 집을 가려 했으나, 쉬는 날이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한 두부전골 집에 들렀다. 엄마는 원래 가려던 데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아 했다. 실제로 반찬 가짓수도 많지 않았고, 특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맛은 좋았다. 두부전골도 괜찮았지만, 겉바속촉 감자전이 특히 맛있었다. 춘휘에게는 한국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음식 중 하나다. 밥도 잘 먹었고, 고양이 구경도 했다. 키우는 건지는 모르지만, 식당을 드나드는 큰 고양이가 있었다. 골격은 모찌정도 되거나 조금 더 큰 듯했고, 털이 모찌보다 더 쪄 있어서 실제로는 꽤 커보였다. 커도 아무튼 귀여움. 점심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춘휘가 중국에서 가져온 오렌지 향 차로 티타임을 좀 갖고… 나랑 춘휘는 저녁까지 남는 시간동안 모란역 가서 다이소&올리브영 구경했다. 이날 아빠 생신이었는데 아무것도 못 해줬다. 식품건조기 사드리려고 했는데, 결국 못 고르고 독일로 돌아왔다 (…).

2024. 02. 21. 수요일

누나랑 춘휘랑 놀러 나갔다. 누나가 짠 루트대로 돌아다녔다. 석파정에서 요시다 유니 전시회를 보고 경복궁 근처에서 점심을 먹은 후 한복 빌려서 사진 찍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었다. 하필 또 날씨가 비~진눈깨비 + 추웠다. 그래도 어찌어찌 좋은 사진 많이 건졌다. 오히려 눈이 와서 더 예쁜 것도 있었다.

요시다 유니는 그림 작가는 아니고, 광고나 포스터 작업을 주로 하는 듯했다. 덕분에 조금 모던 아트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대부분 참신함이 돋보였다. 춘휘랑 본 현대미술 전시 중에서는 가장 나았던 듯.

점심은 뭐먹지 뭐먹지 하다가 커리로 결정했다. 경복궁역 근처 화산오므라이스 커리 파는 곳으로 갔다. 커리 리필도 해주고, 맛도 꽤 좋았다.

점심 먹고서 한복 빌리러 갔다. 춘휘가 검은색을 골랐기 때문에, 좀 어울리는 색깔인 밝은 빨강이나 살짝 어두운 빨강으로 추천해주셨다. 둘 중 못 고르고 있었는데, 춘휘가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어두운 걸로 결정해줬다. 나는 금새 준비했고, 누나랑 춘휘는 좀 더 걸렸다. 경복궁 입장 제한이 4시까지 였기 때문에 조금 서둘렀다. 5시에 광화문이 닫히기 때문에 1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주어졌다. 비~진눈깨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사진을 잘 찍었다. 경복궁은 나도 처음 가본 거라서 구경을 좀 해봤으면 좋았겠지만, 날씨도 별로고 시간도 없어서 사진 남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복궁 오다가 봐둔 카페에서 좀 쉬고, 한복 반납한 후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었다. 메뉴는 장어 구이!

2024. 02. 22. 목요일

춘휘랑 롯데월드 가기로 한 날. 명광이 아버지께서 표를 주셨다.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아쿠아리움 입장권, 서울 스카이 입장권 두 장 씩! 내가 길을 못 찾아서 오프닝 때문에 바쁘신 와중에도 내가 있는 곳을 찾아서 표를 가져다 주셨다. 주변에 보이는 거 말해드리니 바로 아시더라. 감사합니다!

롯데월드 즐기는 건 순탄치 못했다. 여러 이유가 겹쳤다. 먼저, 전날 밤에 눈이 와서 야외의 탈 것 대부분이 이용 불가한 상태였다. 다음으로 예약제도. 몇몇 기구들은 탈 시간을 예약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시스템이 참 불쾌한 것이, 하루를 3부 정도로 쪼개서 예약을 받는데, 줄을 서는 동안 1부 예약이 마감되면 그냥 그대로 시간을 날린 셈이 된다. 그리고 줄을 서는 동안에는 현재 파트가 마감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다. 혹시나 도중에 마감되면 다음 2부 예약 시작까지 죽치고 있던가, 아니면 다른 데로 가서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된다. 줄을 서도 그 보상이 놀이기구가 아니라 놀이기구를 탈 미래인 것도 기분이 별로였고, 그마저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또 한 번 불쾌했다. 마지막으로 춘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속이 뭔가 안 좋았던 듯하다.

나는 그날 계획을 잘못 세웠던 것 같다. 눈 때문에 운영이 중단된 줄도 모르고 늘 하던대로 아틀란티스 먼저 탈 생각으로 입장 하자마자 야외로 향했던 것이다. 그나마 이용 가능했던 혜성특급 예약 줄을 서서 다행히 예약 티켓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후렌치 레볼루션 예약 줄로 뛰었어야 했다. 혜성특급 이후 후렌치 레볼루션을 시도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1부 중간에 마감되서 실패하고, 이후 2부도 중간에 마감되서 실패했다. 2부 줄을 미리 서고 싶었지만, 1부 실패 후 받은 열기구 관람 예약 시간이 후렌치 레볼루션 2부 예약 시작 시간과 겹쳐서 미리 줄서지 못했다. 결국 이날 후렌치 레볼루션은 타지 못했고 (ㅜㅜ), 대신 아틀란티스 줄 3시간 서서 겨우 탔다. 춘휘는 컨디션이 안 좋았으므로 내가 줄 서는 동안 실내 어딘가에서 쉬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도 아틀란티스 자체는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자이로스윙 타고서 밥 먹으러 갔다. 나는 자이로스윙 탄 후 멀미가 나서 속이 안 좋았고, 춘휘는 원래 속이 안 좋았는데도 놀이기구는 잘 탄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 랜드 파크와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좀 느껴졌다. 롯데월드는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목요일에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이야. 그리고 줄 기다리는 경험이 유쾌하지 않았다. 실외에서 볼 것도 없이 그냥 쌩으로 기다려야 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는 그날도 비가 왔고 오래 기다린 게 있지만 (마리오 카트), 그래도 줄 서는 곳이 실내였고, 줄 서는 동안 주변에 전시한 게 많아서 덜 지루했다. 규모 한계인가?… 대신 좋은 점은 놀이기구 자체가 더 재밌다. 물론 몇몇 익사이팅한 것만 비교했을 때 결론이지만, 그게 놀이공원에 가는 큰 이유 중 하나 아닐까.

아무튼 후렌치 레볼루션을 못 타고, 여러 불운이 겹쳤지만 그래도 적당히 즐길만큼 즐기고 왔다. 저녁은 춘휘 속이 안 좋았으므로 본죽에서 죽 먹었다.

아쿠아리움은 갈 시간이 안 됐다. 대신 돌아가기 전에 서울 스카이에 들렀다 왔다. 타워랑 구름이 같이 묘사된 로고가 보였다. 참 잘 만든 듯. 엘리베이터는 무척 빨랐다. 자이로스윙 후유증에 더해서 멀미가 더 났다. 올라가서 멋드러진 서울 야경 구경하고 왔다.

2024. 02. 23. 금요일

춘휘 데리고 원장 선생님 만나서 점심 먹기로 한 날이었지만, 전날 춘휘 건강이 안 좋았기 때문에 약속을 취소했다.

아침에 널널하게 일어나서 엄마가 해준 해물 김치전을 먹었다. 엄마한테 김치전 만들 때 재료와 비율 등 팁을 좀 얻었다.

  • 튀김가루3, 부침가루7, 전분, 계란, 후추, 참기름, 김치국물, 대파, (홍합, 오징어, …)

맛있게 먹은 후, 외출했다. 춘휘한테 아빠&삼촌 가게랑 누나가 일하는 일리 매장 소개해주고,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샀다. 유니클로랑 탑텐에서 내 바지 하나씩 사고 춘휘도 원피스 하나 샀다.

저녁 즈음 집에 돌아와서는 외삼촌 가족이랑 같이 만두를 빚었다. 우리가 나가있는 동안 엄마가 만두 속 등 준비를 다 해놓으셨다. 춘휘, 나, 삼촌, 현아, 외숙모가 만두 빚기 담당. 춘휘는 만두피가 직접 반죽한 것보다 건조해서 원래 빚던 방식은 쓰지 못 했으나, 그 외에도 다른 빚는 방식이 있었다. 알아서 잘 빚음. 삼촌이 빚은 건 내가 아는 일반적인 만두가 아니었다. 용처럼 긴 모양이고, 물로 잘 봉하지 않아서 냄비에 넣고 끓이는 동안 쉽게 터질 것 같았다. 춘휘는 삼촌이 만든 건 만둣국보다는 찐만두를 해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고 한다. 아무튼 같이 만두피 네 봉지 정도를 다 만들었다. 그러고도 만두속이 많이 남았다.

저녁밥은 만둣국이랑 잡채, 스프링롤, 갈비, 김치 등이다. 배불러서 다 먹진 못 했으나, 맛있게 먹었다.

2024. 02. 24. 토요일

오승민 박사님 만나기로 한 날. 춘휘랑 영등포로 갔다. 영등포 스퀘어에서 옷 구경하고, 점심 먹은 후 문래역가서 만나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막창. 파리에서 처음 먹었을 때부터 춘휘가 좋아하는 거다. 먹자골목에 있는 항정사이에서 항정살이랑 대구막창 시켜서 구워먹었다.

먹고서 문래역 가기 전에 할 일. 전날 탑텐에서 샀던 내 바지를 작은 사이즈로 교환했다. 매장 이름을 탑텐 키즈라고 해놔서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덕분에 약속 좀 늦었다.

문래역 근처에 문래 창작촌이라는 핫플레이스가 있었다. 원래 문 닫은 (?) 수공업 공장이 즐비하던 곳을 카페 거리로 잘 꾸며놨다. 디자인이 힙해서 좋았다. 사람 많은 건 마이너스.

박사님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다. 최근에 아이를 낳으셔서 육아 이야기도 하고, 일하는 이야기도 하고… 저녁 즈음 집에 돌아왔다. 가기전에 심부름으로 모란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렀다. 새싹, 명란젓, 연어회 등과 찰떡파이, 초코하임, 홍삼젤리 등 간식거리도 샀다. 저녁 메뉴는 감자탕! 먹고 쉬고 씻고 짐도 대략 챙겨놨다. 엄마가 편지를 써서 용돈과 함께 주셨다. 춘휘도 미리 써둔 글 한글 편지를 옮겨 그려서 부모님+누나에게 편지를 건넸다.

2024. 02. 25. 일요일

독일로 복귀하는 날이다. 아점 먹고 공항으로 갈 예정. 엄마가 아보카도 명란 덮밥을 해주셨다.

밥 먹고 잠깐 비는 시간에 드디어 아빠가 머리를 깎아주셨다. 윗머리 제외하고 살짝 다듬어주셨다. 자연스럽게 잘 됐다. 굳.

다 같이 아빠 차 타고 모란역에 갔다. 전날 저녁 먹으면서 버스를 예약해뒀다. 공항 버스도 예약을 해야 한다니… 점점 독일을 닮아가는 듯…

럭셔리한 공항버스타고 편하게 공항으로 왔다. 베이징 경유해서 프랑크푸르트로 갈 예정이다. 이 경유하는 노선 때문에 춘휘에게 비자 관련 트러블이 있었다. 어찌어찌 출국은 가능했다.

베이징 도착해서 다음 비행까지 7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공항 철도 타고 베이징 대학 근처로 가서 휘를 만나기로 했다. 지하철 내린 후 밀크티 하나씩 사들고 (합쳐서 6천 원!), 유명한 듯한 대추케이크 사들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내가 ‘스트레인지 누들 (이상한 국수)‘라고 부르는… 실제 이름은 뤄쓰펀 (?)… 달팽이 쌀국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중국 음식 중 하나다. 청국장처럼 특유의 구린내가 있는데, 익숙해지면 존맛으로 변한다. 항상 인스턴트로만 먹었었는데, 이렇게 식당을 가보게 됐다. 식당은 지하였는데, 지나 내려가는 문 열자마자 특유의 냄새가 느껴졌다. 놀랐던 건, 생각보다 인스턴트가 식당의 맛과 비슷하다는 것. 괜히 한 봉지에 만 원은 아니었나 보다. 다행.

먹고나서 휘를 만나러 갔다. 몇 정거장 가야 했기 때문에 택시를 불렀다. 독일에 비하면 값이 엄청 싸기 때문에 짠돌이 춘휘라도 그냥 택시를 탄다. 택시 운전이 아주 다이나믹해서 기억에 남았다. 유턴이 아닌 곳에서 유턴을 하고, 유턴 하자마자 우회전이라니. 그렇게 도착한 역에서 휘를 만났다. 근처 맥도날드에 그냥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 시키고 자리를 잡아 수다를 떨었다. 공항으로 가는 막차를 타야 했기에 40분 정도밖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춘휘와 휘가 친했기에 특히 아쉬워했다. 우리는 휘에게 대추 케잌을, 휘는 우리에게 우리 간식과 모찌 간식을 챙겨줬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공항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적당한 데 내려서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내렸다.

그 외…

  • 중국에 머물 때 점심 먹은 후 단체 사진. 저 때만 해도 멀쩡했는데, 사진 찍고 차로 가는 도중에 급사했다.
  • 합성사진 1. 아빠 추가
  • 합성사진 2. 누나 추가
  • 엄마가 못 해준 요리 1. 떡볶이. 푸짐하다.
  • 베이징 공항 철도 안에서 춘휘한테 낸 그림 문제. 하늘색이 문제였고, 뭘 그렸는지 못 맞춰서 초록색으로 힌트를 추가했다.
  • 이번주에 혜인 씨가 보내준 모찌 사진들. 자기 자리를 하나 찾았다.

다음 주는…

  • 예나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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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taek Lee
WRITTEN BY
Hoontaek Lee
Tree-Forest-Climate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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