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 캠핑용 백팩 구입
• 캠핑@Saalburg

vegpp_eval manuscript 초안을 공저자들에게 공유했다. 공유한 당일 마커스와 앤써니가 1~2시간만에 피드백을 줬다. 내 논문을 나보다 빠르게 읽다니…

2024. 03. 26. 화요일

백팩 보러 에어푸어트로 갔다. 월요일에 예나 아웃도어 매장도 들러봤지만, 거기는 Deute 브랜드 위주이기 때문에 다른 옵션도 살피고 싶었다. 모든 가방을 각각 매보고 춘휘는 Deute 중에 하나로 결정했다. 나는 Deute 가방 중 하나와 Osprey 가방 중 하나가 내 몸에 그나마 잘 맞았고, 고민 끝에 Osprey 것으로 결정했다. 지금은 둘 다 후회하지 않지만, 이 날은 둘 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에어푸어트 가는 기차도 지연돼서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고, 그래서 고민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느껴졌다. 게다가 각자가 원하는 가방과 몸에 맞는 가방이 서로 달랐다. 춘휘는 Osprey나 Gregory 중에 하나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몸에 안 맞았다. 나는 Deute 중 하나 색깔이 마음에 들었지만 내 몸에 너무 컸다. 그리고 독일 브랜드를 고르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미국 가방을 사게 됐다. 그래도 둘 다 거의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건 인지하고 있고, 결국 고른 가방도 좋은 것들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냥 기분이 뭔가 찝찝했다.

2024. 03. 27. 수요일

독일어 B2.1+ 수업 마지막 시간. 리자와 멜라니의 활약으로 말하기 시험을 그럭저럭 잘 넘겼다. 이 수업을 마지막으로 줄리아는 아르헨티나로 돌아간다고 한다. 3년 넘게 독일어 가르쳐준 선생님이다. 수업 외에는 거의 공부를 안 했지만, 줄리아가 잘 가르쳐줘서 그나마 이만큼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비그네쉬 주도로 각자 언어로 ‘감사합니다'를 적은 컵을 선물로 준비했다. 줄리아도 학생 한명한명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준비했다. 감사합니다!

로비 소파 위에는 연구소를 제 집 드나들듯 하는 고양이의 자리가 마련돼있었다. 연구소는 이 고양이를 위해 “고양이 조심"이라는 교통 표지판까지 세워줬다. 여러모로 대단.

2024. 03. 29~31. 금~일요일

출발하는 날. 예정보다 3시간 늦게 출발했다. 모찌가 3일째 똥을 못 싸고 있다. 내일 출발할까 생각하는 중에 모찌가 두세 번 자세를 바꿔가며 끙끙하더니 결국 해냈다. 혹시 몰라서 애완동물용 응급번호까지 알아놨다. 0361 644 788 08이라니. 그냥 112로 통일하면 어땠을까.

목적지는 Naturpark Thüringer Schiefergebirge/Obere Saale. ‘ㄱ’ 모양의 강 유역이다. 왼쪽 위에 큰 강과 오른쪽 아래 큰 강이 구불구불 있고, 그 사이를 좀 더 작은 강이 구불구불 이어주고 있다. 우리가 갈 곳은 오른쪽 아래 강. 캠프 장소를 두 군데 잡았으면 이틀동안 캠핑 짐까지 지고 ‘ㄱ'자 따라서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한 군데만 잡았기에 텐트 딱 세워두고 가볍게 주변을 걷기로 했다.

3시간 정도 기차 하나, 버스 두 개를 타면 도착한다. 캠핑장은 강가에 있었다. 대부분 캠핑카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있었고, 텐트는 우리를 포함해 두 그룹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텐트를 친 후 저녁으로 너구리 끓여먹었다.

캠핑장 시설은 아이슬란드와는 달리 상당히 팬시했다. 샤워부스, 전자레인지, 세탁기, 건조기 등 모두 체크인할 때 받은 카드키를 사용해야 한다. 카드키에 일정 금액을 충전해놓고 시설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팬시하긴 했지만, 아이슬란드에서는 대부분 공짜였다. 여기 가격은 대충 다 합쳐서 하루에 한 명당 20유로 정도. 이틀에 두 명이 40유로였다 (*춘휘가 일러줘서 수정함). 하루에 한 명은 10 유로. 아이슬란드가 1명당 하루에 15~20 유로 정도였으니 여기~~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수준이다.~~가 더 싸다. 하지만 전자레인지 등을 자주 쓴다면 더 비쌀 수도.

밤이 되고 어두워지자 텐트 안에서 할 것은 딱히 없었다. 램프가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데카쓰론에서 램프를 하나 샀어야 하나?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이틀 정도야 괜찮을 거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책을 한 권씩 들고 왔는데, 그런 장소도 없었다. 가져온 닌텐도를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씻고 다음날 하이킹 계획을 세우고 모찌 확인하고 잤다. 모찌 하루는 잠 자기, 창문 밖 보기, 가끔 혼자 놀기, 밥 먹고 물 마시기 등. 보통 고양이의 하루다.

토요일. 어플에 의하면 7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를 걷기로 했다. 강?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아침은 따뜻한 물만 부어 만들 수 있는 뮤즐리로 해결했다. 춘휘는 커피도 한 잔 했다. 날씨는 다행히 좋았다. 구름이 많이 끼었고, 비는 안 왔다. 햇빛도 거의 없었다. 걷기 딱 좋은 날씨.

하이킹 코스는 강 주위라 그런지, 아니면 잎 피기 전이라 그런지 단조로웠다. 그래도 물이 항상 있어서 그런지 뷰가 좋은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걷는 중간중간 오리, 울음소리 내는 새, 물고기, 버섯 등 생물상 정보를 보여주는 표지판도 볼 만했다. 특히 물고기 중에 장어도 있고, 6m 정도 되는 종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직접 가까이서 볼 일이 없기를.

점심은 숲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서 발견한 시냇물 근처에 자리 잡고 해결했다. 야채참치캔, 식빵&드레싱, 사과 한 개.

중간중간 물길을 차단하는 시설을 볼 수 있었다. 어느 곳은 단순 수자원 관리고, 어느 곳은 수력발전소다. 차단한 곳 반대편에 큰 물웅덩이가 있을 것 같았는데, 엄청 말라있었다. 여름에는 다르겠지.

짐을 많이 줄였는데도 꽤 지치는 하이킹이었다.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저녁 5시 40~50분 쯤에 캠핑장 근처 Saalburg로 이어지는 다리 반대쪽에 도착했다. 다행히 이탈리안 식당 하나가 오픈 중이었다. 피자&슈니첼 + 알코올로 저녁을 먹으며 쉬었다.

모찌는 창문을 보는 시간이 길었다. 밥은 생각보다 많이 안 먹었다. 요즘 먹는 양이 줄은 것 같기도 하다.

예나로 돌아가는 날.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가는 게 더 좋은 선택이지만, 체크인 시작 시간과 좀 겹쳐서 포기했다. 대신 동쪽으로 가서 Gera를 거쳐 가는 길을 택했다. 전날 저녁 먹을 때 발견한 아이스크림 자판기를 사용했으나, 돈 3.5유로만 먹고 아무것도 뱉어내지 않았다. 취소도 안 돼고. 그 사이 버스가 와서 포기하고 출발했다.

도착해서 짐 풀고, 모찌 나가 놀게 하고, 청소&빨래 열심히 하고, 저녁으로 돼지고기 감자 짜글이 맛있게 먹고 크라임씬 보면서 쉬었다.

그 외…

• Mr. Spicy. 음식 준비도 빠르고 맛도 나름 괜찮고, 멀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다. 무난하게 고를 수 있는 옵션.

한 달 동안

2024년 03월은…

• 에어푸어트를 자주 방문했다. 아이스 스케이팅, 서점&시내 구경, 트레킹 백팩 구경, …
• 독일어 수업@바이마르. 괴테 박물관을 구경했다.
• 2023 SAB
• vegpp_eval draft. 수잔이 먼저 코멘트를 줬고, 수정 후 공저자들과 공유했다.
• 캠핑@Saalburg@Naturpark Thüringer Schiefergebirge/Obere Saale. 급하게 준비해서 못 챙긴 물품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즐기고 왔다.

다음 주는…

• revising vegpp_eval manuscript
• conceptualizing the 3rd topic
• 저녁@첸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