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 SAB 포스터 연습
- 양떼 구경
- 축구 더비 매치: 에어푸어트@예나
- 독일어 수업@바이마르
이번주는 병원에 자주 갔다. 양 손바닥에 습진이 나서 크림을 받아 왔고, 기침하는 게 천식은 아닌지 확인해봤다. 피검사+폐활량 검사+x-ray 촬영을 했다. 일단 천식은 아니다. 피검사 이상 없고, 폐활량이 많이 줄었지만 천식 환자들보다는 훨씬 좋은 상태다. 일단 뭔가를 받아왔다. 기침 심할 때마다 목에 뿌리는 용도. 다음 주에 촬영 결과 확인 겸 경과 확인 겸 들를 예정.
2024. 03. 15. 금요일
SAB 포스터 연습이 있는 날. 아침에 병원 들렀다가 점심 먹고 연구소로 왔다. 연구소 뒤 잔디밭에 누군가 양떼를 풀어서 풀을 먹이고 있었다. 포스터 연습 끝나고 춘휘랑 양 구경하러 갔다.
양떼, 간간히 염소들도 섞여서 풀을 뜯고 있었다. 춘휘는 특유의 양 울음소리 성대모사를 이용해 식사 중인 양떼에 접근을 시도했지만, 단호히 거절당했다. 운 좋게 재밌는 영상 하나 건져서 더 기분 좋았던 양떼 구경이다.
2024. 03. 16. 토요일
예나와 에어푸어트의 더비 매치. 예나와 에어푸어트는 독일 4부리그에 속해있고, 경기 당시 18개 팀 중 서로 7~8위를 다투고 있는 중위권 팀의 맞대결이다.
경기는 오후 4시 였지만, 훨씬 전부터 엄청난 수의 무장 경찰+경찰견+탱크(?)+경찰마(?) 등이 동원됐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겠더라. 팬들 간 다툼이 상당히 거칠었다.
춘휘와 나는 (내가 길을 잃어서) 부랴부랴 도착했다. 이번에는 경기장에 가까운 자리를 잡아봤는데, 너무 가까워서 보기 힘들었다. 그냥 좀 위로 올라와서 서서 봤다.
예나는 4-2-3-1 정도를 쓰는 듯했는데, 공격 중에 공격진과 수비진 연결이 잘 안 돼서 대부분 롱 킥 + 크로스 패턴의 공격만 지속됐다. 패스게임 실종.
에어푸어트는 3-1-4-2 정도를 쓰는 듯했지만, 수비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5-1-2-1 혹은 4-4-2의 두 줄 수비를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예나보다 볼 다루는 솜씨나 피지컬 등에서 우위에 있었고, 공격 시에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경기 점유율은 대부분 예나가 가져갔다. 에어푸어트 선수들 볼 컨트롤이 좋다고 생각했기에 상당히 신기했다. 이유를 따져봤다. 먼저, 에어푸어트 선수들보다 예나 선수들이 대체로 민첩한 것 같았다. 그리고 예나는 공격 시 볼을 돌리다가 안 돼서 롱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에어푸어트는 공격 진행 속도가 빨랐다. 그래서 빠르게 공격하고 다시 수비로 돌아가는 느낌.
예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 공격력으로 3골이나 넣었다. 첫 골은 세트피스. 예나 수비수 중 하나가 제공권이 상당히 강했다. 지는 걸 못 봤음. 그 선수가 한 건 했다. 나머지 두 골은 상대 실수로 얻어냈다. 두 번째 골은 상대 키퍼 트래핑 미스로 운 좋게 넣었다. 세 번째 골은 에어푸어트 왼쪽 풀백이 공격 가담 가는 순간 볼 소유가 예나로 넘어갔고, 넘어가자 마자 그 빈 왼쪽 풀백 자리로 패스가 들어가서 그대로 역습을 성공시켰다. 골 넣은 선수가 역습을 잘 한 건 맞지만, 그 기회를 준 에어푸어트의 실수가 더 커보였다.
그리고 경기 종료 10분정도 전에 일이 벌어졌다. 에어푸어트 원정팬이 있는 곳과 거기에 가까운 예나 팬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서로 종이컵?을 집어 던지는 수준에서 점점 심해져서 서로에게 폭죽을 쏘고 강력한 콩알탄을 던지기에 이르렀다. 몇몇 에어푸어트 팬들은 철창(?)을 넘어 내려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경기가 꽤 오래 중단됐고, 나랑 춘휘는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이렇게 거친 더비일줄은 몰랐다. 에어푸어트 선수들이 코너킥 할 때마다 예나 팬들이 뭐든 갖고 있는 거 다 집어던져서 잠깐씩 중단되기도 했고, 보안 요원이 우산으로 선수를 보호하면서 코너킥을 차기도 했다. 예나 홈구장는 15000석 규모로 생각보다 컸다. 그렇게 많은 경찰이 동원된 것도 이젠 놀랍지 않았고, 에어푸어트 팬들이 싸우러 온 것처럼 단체로 청바지에 검은색 자켓을 입고 온 것도 수긍이 됐다. 그래도 축구 즐기러 온 입장에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결과는 3:1 예나 승리. 경기 하이라이트는 여기에.
경기 후 춘휘랑 나랑, 관람한 중국 친구들 6명까지 총 8명이서 저녁 먹으러 갔다. 예나에 한 이탈리안 식당. 피자도 파스타도 꽤 괜찮았다. 레드 와인은 특히 맛있었음.
2024. 03. 17. 일요일
독일어 야외 수업이 있는 날. 바이마르에 있는 괴테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여느 때처럼 주어진 과제하느라 맘껏 구경하지는 못했다. 다음에 한 번 더 올지도?
끝나고 카페에서 쉬다가 시내 구경 조금 하고 저녁 먹고 공원 잠깐 구경하고 돌아왔다. 저녁은 타이완 식당에서 해결했다. 내 입에는 다 괜찮았던 듯. 하지만 춘휘는 현지인이기 때문에 좀 더 깐깐하게 평가했다.
바이마르에는 좋은 박물관이 많고 괜찮은 카페랑 식당도 많고, 건물이나 길바닥도 예쁘고, 다 좋은데… 왜 대학이 없고 인구가 적은지 의문이다. 그리고 왜 기차역은 시내랑 걸어서 20분 거리에 지어놨는지 의문이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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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휘가 만든 토마토계란소고기섬띵. 밥이랑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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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서 제공한 간식 케잌. 나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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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빠진) 로제불닭. 좀 더 매콤하게 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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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 중인 춘휘랑 모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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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습진 때문에 구매한 고무장갑. 한국 것과 비교하면 색깔이 분홍~빨강이 아니고, 크기가 수술장갑 정도로 작은 게 다르다. 이거 사기 전까지 춘휘가 설거지 전담해줬다. 땡큐.
다음 주는…
- S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