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Jena: Week 173 (저녁+부루마불@지아신, 제1회 천하대일 요리대회, 새해맞이 하이킹)

· ☕ 5 min read · ✍️ Hoontaek Lee

이번 주는…

  • 저녁+부루마불@지아신
  • 제1회 천하대일 요리대회
  • 새해맞이 하이킹

이번주는 춘휘도 나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다. 시차 적응 중인가?

2023. 12. 25-26. 월-화요일

크리스마스. 집에서 쉬고 밤에 영화 봤다. 미니언즈. 몇달만에 처음으로 요리를 했다. 전에 레시피 봐뒀던 육개장. 콩나물이나 토란줄기 등 없이 재료 있는대로 만들었다. 그래도 소고기 국물이라 나름 먹을만.

2023. 12. 27. 수요일

지아신이 중국 친구들과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가기 전에 오랜만에 춘휘랑 시내 구경했다. 갤러리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영국 느낌으로 단장을 해놨다. 반가운 패딩턴 베어들도 보였다. 독일답게 아주 사실적으로 만들어 놓기 +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덕분에 패딩턴 베어들은 무한 인사 중이었다. 같이 마실 와인이랑 지아신 줄 작은 선물 하나 샀다.

저녁 먹고나서 부루마불 게임. 예나 버전이다. 8명이서 게임. 나는 값싼 지역들을 여럿 구매해서 작지만 높은 확률로 벌 수 있게 했고, 전체 지역의 절반 이상을 무상으로 지나갈 수 있게 거래를 해뒀다.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안전 주의 작전. 원래 내 예상은 제일 비싼 지역을 구매해 둔 사람이 운이 조금 좋으면 우승을 할 것이고, 나는 2~3등 하다가 운 나쁘게 저기 걸려서 결국 질 것이다… 였다. 하지만 이 날은 내 평생 부루마불에 쓸 운을 다 쓰는 날이었다. 게임 내내 나는 벌금은 거의 안 내는 수준이었고, 다른 애들은 높은 확률로 내 건물에 세금을 냈다. 막판에는 차이나 연합을 결성했지만 결국 내가 이김. 최종 재산은 내가 시작한 값싼 5개 지역 외에 돈 대신 세금으로 받은 지역 3개 + 현금 5757 유로 (?). 운 나쁘게 제일 비싼 곳 걸려도 4~5번은 거뜬한 돈이다. 부루마불은 플레이타임이 길고 지는 사람은 빨리 끝내고 싶은 게임인데, 적어도 이번에 나는 기분 좋게 플레이했다.

2023. 12. 30. 토요일

신이 개최한 제1회 천하제일 (?) 요리대회. 중국 친구들과 나를 초대했다. 내 목적은 가장 만들기 쉬운 요리로 참여해서 다른 요리 맛보기. 나한테는 세계 최고의 음식인 김치찌개를 만들어갔다. 춘휘는 레몬치킨을 만들어갔다. 플레이팅할 레몬+파(?)까지 따로 가져갔다.

장소는 연구소 1층 주방. 지난 8월 이후로 오랜만에 와본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돼 있었다. 요리 대회에는 12명이 참여했다. 춘휘라 내 거 외에도

  • 신이 만든 짭짜름한 돼지고기
  • 지아신이 만든 계란+파프리카 볶음 (?)
  • 웨단이 만든 닭볶음탕 중국 버전 (매운맛, 단맛 빼고 짠맛을 더했다)과 마 갈아서 블루베리 시럽 얹은 디저트
  • 완통이 만든 새우+섬띵
  • 쓰위안이 만든 오이+고수 샐러드 (맛있다) + 복숭아 초코 케잌 (너무 늦어서 판정에서 제외)
  • 디에가 만든 계란+고추+된장(?) 볶음 (맛있다)
  • 첸웨이가 만든 쌀밥을 곁들인 돼지(?)갈비 (한땀한땀 만들었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 밍이 만든 두부+양고기 스튜
  • 휘가 만든 건강음료 (대추, 배, …)
  • 첸이 만든 견과류 들어간 케잌

등이 있었다. 진수성찬.

1등상은 식칼, 2등상은 고기 온도계, 3등상은 도마. 한 명당 1~3 순위를 매기고, 1위부터 3, 2, 1점씩 줘서 총점을 매긴다. 자신이 만든 건 투표에서 제외.

1등은 견과류 케잌을 만든 첸,

2등은 레몬치킨을 만든 춘휘,

3등은 닭볶음탕(?)을 만든 웨단으로 정해졌다. 나머지 순위는 비공개.

나는 1위에 견과류 케잌, 2등에 레몬치킨, 3등에 쌀밥 돼지갈비를 골랐다. 물론 0순위는 김치찌개. 이 외 디에가 만든 계란+고추+된장 볶음도 맛있었다. 신이 만든 돼지고기도 괜찮았지만 삼겹살 비계가 좀 있어서 느끼했다. 야채도 같이 내왔으면 3등 이상 줬을 것이다. 의외로 오이 샐러드도 좋았다. 고기 투성이라 그런가. 쓰위완이 이걸 가져오다가 드레싱을 가방에 쏟는 참사가 발생했다. 덕분에 드레싱 없는 밋밋한 오이무침이 됐는데, 내게는 오히려 좋았다.

춘휘는 1등에 견과류 케잌, 2등에 쌀밥 돼지갈비, 3등에 짭짜름한 돼지고기를 골랐다.

밥 먹고 게임하고 놀았다. 술은 거의 안 했지만 희한하게도 술게임을 하며 놀았다. 더 희한한 건 한국에서 하는 술게임과 별 반 차이가 없다는 것. 업&다운, 눈치게임, 베라31, 이미지 게임 등.

2023. 12. 31. 일요일

연초 2~3일 전부터 폭죽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모찌도 긴장하기 시작. 밖에서 폭죽터질 때마다 휙휙 밖을 바라본다.

춘휘랑 나는 중국 친구들과 같이 예나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385m) 옌지히 (Jenzig)에서 폭죽을 구경하기로 + 터트리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매해 다르게 보냈다. 2020-2021은 전에 살던 집 옥상(?)에서, 2021-2022는 ITP 연구소 옥상에서, 2022-2023은 코로나 백신 맞고 지금 사는 집에서, 그리고 올해 2023-2024는 하이킹을 간다.

밤 11시에 봉우리 아래에서 모였다. 많은 사람들이 화약을 짊어지고 봉우리를 오르고 있었다. 잘 정돈된 길을 따라 30~40분 정도가면 목적지가 나온다. 중간중간 샛길이 있는데, 어둠 속에서 그런 길을 타는 독일 애들도 많이 보였다.

밤 하이킹은 처음이라 예나가 보여주는 야경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도 처음 느꼈다. 오후부터 자정까지 폭죽은 점점 늘어갔고, 자정 후에도 몇 시간 동안 폭죽 소리가 들렸다. 우리도 가져온 폭죽을 터트렸다.

폭죽을 보는 것은 좋았지만, 길거리는 처참했다. 밤에 한적한 도로 가운데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사람도 많았다. 도로 여기저기 폭죽 박스 잔해가 나뒹굴었다. 산에도 쓰레기가 나뒹굴겠지. 이런 사람들이 더 커서 내가 아는 독일 사람들이 된다니 참 놀랍다.

그 외…

  • 춘휘가 만든 된장찌개. 나는 된장찌개 은퇴.
  • 오랜만의 중국 달팽이 라면.
  • 춘휘 신발 도착. 운동화랑 여름용 등산화다.

다음 주는…

  • Write draft of the 2nd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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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taek Lee
WRITTEN BY
Hoontaek Lee
Tree-Forest-Climate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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