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 JPL 캠퍼스 구경
- Pasadena 구경
연구
첫주는 짧게 지나갔다. 시차 적응중이라 저녁쯤부터 졸렸고 근무 시간 대부분을 노트북 수령하고 IT 세팅하는 걸로 다 보냈다. 여기는 리눅스 노트북은 제공 안 한다. 그래서 맥북을 신청했다. 함 써보자.
박사과정 프로그램 의무 사항 중 하나가 다른 연구소나 대학으로 3개월 이상 방문연구하는 것이다. 앤써니가 나랑 하는 게 비슷하고 막스플랑크랑 JPL이 협업하는 센터에서 펀드도 받을 수 있어서 여기로 선택했다. JPL로 가기 전에 영국에서 있었기 때문에 마틴, 수잔, 누노 등과 안면이 있기도 하고.
앤써니는 JPL 내 두 그룹에 멤버로 있다. Water&Ecosystems랑 Carbon&Ecosystems. 따라서 멘티인 나도 두 그룹에 모두 들어간다. 마치 수잔이 마틴과 누노 두 그룹에 다 속해 있어서 나도 그러고 있는 것처럼.
앤써니는 줌에서 느꼈던 것처럼 좋은 사람 같다. 대신 세심하지는 않다. 꼭 필요한 일에 더 포커스를 두는 타입. 수잔과 비슷하다.
연구실은 충분히 좋다.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너무 럭셔리할 뿐이다.
여기 사람들 너무 일찍 일어난다. 첫 약속이 7시 30분이었다. 물론 이건 출입증 신청 때 대기시간 고려한 거지만.
출퇴근 방법 여러 개를 실험했다. 집에서 가까운 지하철(지상으로 다니지만)이 남쪽으로 걸어서 15분or자전거로 5분 거리 하나 있고, 북쪽 시내에 하나 있다(걸어서 30분, 자전거로 15-20분 거리). 북쪽 시내에 있는 Del Mar 역에서 JPL로 가는 셔틀버스(출입증 필수)나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첫 날은 출입증이 없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자전거타고 캠퍼스까지 갔다. 1시간 걸리더라. 그 외에는 자전거로 북쪽 역까지 가서 셔틀버스 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남쪽 역으로 가서 지하철타고 북쪽 역으로 가서 버스 갈아타는 방법.
일단은 마지막 방법을 쭉 쓸 것 같다. 북쪽 역까지 자전거 타는 게 돈 안 드는 방법이지만 역 근처에 자전거 세울 곳이 마땅치 않다. 이것이 미국과 유럽의 차이점. 미국은 차 댈 곳이 많고, 유럽은 자전거 댈 곳이 많다. 지하철 한 번 타는 데 1.75 달러인데 차피 독일가면 연구소에서 환불 받을 수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은 그정도 목적의 자전거가 아니라서 탈락.
특이사항으로 격주로 놀금이 있다. 9일동안 80시간 일하는 방침이기 때문. 놀토보다 훨 낫다.
JPL 캠퍼스
- 작은 서울대같다. 면적, 구성원 모두 1/6 정도. 건물이 이름을 번호 매겨진 것도 비슷하다. 입구에서 검문하는 것도 비슷. 물론 여기는 보안 검문이고 서울대는 요금소 느낌이 강하다.
- 지도
- 맨 왼쪽 파란색 부분이 서문. 큰 검문소 있는 곳
- 가운데 횡으로 지나는 초록색 오른쪽 부분에 두 노란색 건물로 둘러싸인 큰 흰 건물이 내가 있는 곳 (#300)
- 식당 세 개. 내가 있는 곳 길 건너에 하나, 초록길 시작하는 왼쪽 부분에 하나. 나머지는 모른다.
- 몇 군데 방문객&견학온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게 만든 곳이 있다. 작은 박물관, 비행체 조립하는 공장(을 2층에서 창문을 통해 내려다볼 수 있다) , 화성탐사성이나 인공위성 모델 전시 등
- 스토어가 있다. 열쇠고리 하나 샀다. 몇 개는 꼭 살 것 같다. 탐사선 메탈 프라모델 작은 거랑 운석충돌 3D 엽서.
- 신기한 식물이 많다. 올리브나무 처음 봤고, 어떤 식물은 깨 냄새가 난다.
- 동물도 있다. 사슴? 엄마랑 새끼들 가끔 지나감. 뒷산에 곰이랑 사자도 산다는데, 다행히 캠퍼스엔 안 내려오는 것 같다.
- 밖에서 의자랑 테이블이 여기저기 있다. 비가 거의 안 오고 와이파이도 다 터지니까 밖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다. 앤써니도 보통 밖에서 일함.
- 식당은 점심까지만 먹을 수 있다. 보통 세 가지 옵션. 하나는 피자&햄버거 코너, 하나는 타코 코너, 하나는 기타 등등(덮밥, 샌드위치, 치킨비비큐 등 하루 한 메뉴). 타코 코너에서파는 브리또가 그나마 밥이 있어서 낫다. 가격은 다 다르다. 브리또는 8달러 정도. 치킨비비큐는 16달러 정도 했었다.
하양+네이비는 탄소그룹이 있는 건물(#233). 공사중인 곳 있는 사진의 오른쪽이 #300이고 왼쪽 건너편이 식당. JPL이 항공우주 연구소라 그런지 관련 장식품들이 곳곳에 있다. 세미나 룸 벽면에 멋진 지도가 있다. 계단 벽에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지도 있다.
박물관. 태양계 구성원 별로, 그리고 태양계 외부에 대해 JPL이 어떤 일을 했고 하고 있는지 전시해놨다. 현재 운영 중인 지구 인공위성 중 NASA&JPL이 쏘아 올린 것들을 보여주는 그림도 있다. 거기에 내가 모델 입력자료로 쓰는 자료를 측정하고 있는 위성도 있다(OCO-2 & GRACE).
Pasadena 구경
- LA생활권 지하철 노선도. 혹은 San Gabriel Valley 생활권 지하철 노선도. 초록색 왼쪽 끝에서 왼쪽으로 LA 공항. 여러 노선 엮여있는 곳이 LA 시내. 거기서 위로 뻗은 파란선이 내가 주로 쓰는 라인. 내가 사는 곳 근처라 South Pasadena 역이고(집 근처 남쪽 역), 북쪽으로 더 가면 Pasadena 시내가 있는 Del Mar~Memorial Park 역이다. LA 시내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 주인 할머니가 자전거 쓸 수 있게 해줬다. 두 대가 있는데, 나 전에 하숙하던 사람이 사놓은 중고 자전거랑 할머니 자전거. 각각 좋고 나쁨이 있다. 일단 중고 타다가 엉덩이가 불편해서 할머니 거 타는 중.
- 지나가다 본 칼텍
- 미국인데, LA인데, 열쇠를 써야 한다니. JPL 스토어에서 열쇠고리 하나 샀다.
- 집 남쪽 역에 매주 직거래 장이 선다. Farmer’s Market.
- 지하철이라고 썼지만 지하철이 아니다. 미국은 땅이 넓어서 지하를 뚫을 필요가 없나보다. 건물 디자인을 보면 왠지 스페인, 멕시코 같은 라틴권 느낌이 난다. 실제로 Pasadena는 이전에 멕시코 땅이었다고 한다.
- Del Mar 역 근처에서 본 라멘집. 먹을만 하지만 가성비는 그닥. 한 그릇에 20달러라니. 차라리 쉑쉑버거 가서 아보카도 버거 먹겠다.
- 내가 생각하는 LA를 담고 있는 사진. 여기 환경이 좀 이상하다. 바다, 온대림, 열대림, 사막, 산악지형이 같이 모여있다. 남쪽에 바다에서 JPL 뒤로 있는 생각보다 높은 산(2000미터 넘는다)이 동서로 뻗어있고, 이거 넘어가면 사막지대 나온다. 소나무, 참나무류, 야자수, 선인장이 같이 있는 걸 볼 수 있는 이유.
- 독일에서 오펜하이머 볼 때 본 광고 영상에 나온 영화. 추리 영화라 재밌어 보였다. 다음주 금요일 저녁 티켓 예매.
- 시내에서 괜찮은 밀크티 가게 찾았다. Jin Tea Shop
- SEPHORA 방문. 한국의 올리브영 같은 곳이다. 수분크림, 선크림, 향수보러 들렀다. 들고다닐 크림 추천해달라 물어봤더니 Dr.Jart+ 추천해준다. 알보고니 한국브랜드. 독일에서 LA까지 왔건만 결국은 K뷰티. 써보니 일단 걸리는 부분은 없었다. 사도 좋을 듯. 향수도 몇몇 재밌는 거 찾았다. 일단 메종 마르지엘라 라인. 들어만 보고 실제로 매장에서는 처음 봤다. 가장 재밌던 향수는 By the fireplace. 보통 군밤향이라고 하던데, 내가 생각한 건 찐한 보리차~커피물 그 어딘가였다. 나머지도 굳이 큰 거 사진 않을 것 같지만 나쁘지 않았다. 디스커버리 세트 36달러에 구입. 그 외 디올 소바쥬 엘릭서, 빅터앤롤프의 Spicebomb, 조말론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엘릭서는 좀 한방사우나 라인인데 조금 맵고 날카롭다. 향보다는 바틀 그립감이랑 분사하는 느낌이 좋다. 스파이스밤은 잘 모르겠는데 그냥 기억에 남는다. 향도 나쁘지 않았고 바틀이 수류탄처럼 생겨서 그런가. 분사 느낌은 별로. 누르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한 20~30% 정도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운동화 신발끈 덜 매고 걷는 느낌. 조말론은 약간 달달하지만 과하지 않아서 괜찮았다. 내가 쓰지는 않을 듯.
- 식재료 물가는 독일보다는 비싸고 아이슬란드보다는 훨씬 싼 정도. 대신 옵션은 독일보다 훨씬 다양하다. 눈에 띄는 건, 유기농 제품이 엄청 많다는 것. 건강 무지 챙기나보다. 주인 할머니 집에도 설탕이 없다. 낸시는 밀은 잘 안 먹고 고기는 치킨만 먹는다. 인디아는 생선만 먹는 채식주의자.
Pasadena Museum of History. 파사디나에서 가볼 곳을 추천하는 영상에 반드시 나오는 작은 박물관이다. 지역 역사에는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가봤다만, 꽝이다. 역사 알려주는 곳도 아닌 것 같고 이 날은 전시관만 운영 중이었다. 퀼트 관한 전시였는데, 처음 본 게 JPL 직원들이 만든 것. 현 디렉터 취임할 때 선물하려고 만든 거란다. 파사디나 역사와 함께하는 JPL.
또 다른 추천 박물관이면서 바로 근처에 있는 Norton Simon Museum은 패스했다. 아트 컬렉션이랑 여러 나라 컨셉으로 꾸민 정원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하이킹 맛을 보기로 했다. 뒷산 치고는 규모가 크다. 가장 쉬우면서 재밌어 보이는 거 맛보기로 했다. Eaton Canyon Falls. 15미터 정도 되는 폭포다. 시내에서 25분 버스, 30분 걸으면 하이킹 코스 입구에 닿는다. 거기서 30분 정도 걸으면 폭포를 볼 수 있다.
산은 한국에 비하면 민둥산이라 할 수 있겠다. 나무는 계곡 따라서 모여있었다. 폭포가는 길은 단순했다. 계곡에 폭 3~5미터, 깊이 정강이~무릎 정도 되는 냇물이 흐르는데, 이거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폭포에 닿는다. 물은 꽤 맑았고 시원했다. 나무 덕에 그늘도 있어서 35도 더위 피하러 온 사람이 많았다. 계곡 가는 길은 냇물을 여러번 건너 게 지그재그 모양이었는데, 운 좋게 운동화가 아닌 샌들을 신고 와서 맘편히 발 담그며 걸을 수 있었다.
그 외…
먹은 것
- 노는 금요일 아침. 오트밀+견과류+삶은 달걀
- 낸시가 면을 한 팩 줬다. 마트에서 미소육수 사서 말아먹어봤다. 미소국수라기엔 별로였지만 먹을만하다.
- 닭가슴살&야채&과일 볶음. 뭐 요리할지 잘 생각이 안 나서. 일단 낸시가 첫 날에 해준 요리를 대략 따라해봤다.
- 유튜브에서 본 전자레인지로 10분만에 밥 짓는 방법을 시험해봤다. 중간에 덮개가 살짝 열려서 설익은 듯했지만, 간편하게 먹기는 괜찮은 듯. 잘 안 되면 시간 있을 땐 냄비밥 짓는 게 나을 수도.
모찌+a
- 잘 잔다. 요즘은 아얘 내 베개 놓는 곳에 있는 다른 베개 위에서 잔단다. 지금 그 자리에는 락훈이 형 네서 가져온 베개가 놓여 있다. 내가 쓰는 베개는 미국으로 가져왔다. 세 나라 물 먹은 베개.
- 재로 온 지아신이 중국 친구들을 초대해서 훠궈 파티를 열었단다. 매우 사교적임.
- 완통이 연구소에서 우우 관련 발표하면서 모찌 사진을 좀 달라고 했었는데, 아예 프린트해서 연구소에 붙여놨나보다. 유명해지는 모찌.
다음 주는…
- Start setting up for learning CARDAMOM?
- Write draft of the 2nd study
- Watch “A Haunting in Ven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