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 you want?

친구가 보자고 한 영화다. 등장인물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다.

성덕 노아

하나의 꿈만, 한 명의 여자만 바라보는 집착 덕후남 노아 되시겠다.

미친놈 같지만 리스펙트한다. 리스펙트한다.

본인 말과는 달리 선수가 맞는 것 같다.

앨리 부모님으로부터 앨리를 감싸줄 용기도 있고

앨리의 지랄맞은 성격을 받아줄 넓은 마음도 있고

앨리가 원할만한 말을 먼저 던져줄 센스도 있다.

아침부터 꽃향기를 맡게 해주고 멋진 강 풍경을 보여줄(실제로는 오리냄새 심할 듯) 낭만도 있다.

앨리의 약혼남.

노아와 비슷한 래퍼토리로 앨리에게 접근했고(막무가내 데이트 신청에 춤 자랑) 진심이었다. 노아와 달리 부모님 승낙도 얻어낼 수 있는 남자다.

앨리의 첫사랑이 론이었다면, 이 영화는 싱거웠을 것 같다.

노아와 론 모두 진심이었기 때문에 앨리 입장에서는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엄마만 아니었다면 선택할 일이 없었을 것 같다. 엄마가 딸을 결정장애로 만든 모양새.

결혼을 앞두고 노아에게 달려가는 걸 보고 “지금 저길 왜 가?“라고 생각했다. 노아가 편지를 보냈었다는 걸 모르는 때였고 단지 노아가 꿈을 이뤘다는 소식만 접했을 때였다. 단순히 첫사랑이 생각나서 보러간 게 아니라 정말 마음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불쌍한 론.

약혼남을 두고 노아에게 간 건 약속을 깨는 행위지만 동시에 용기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은 진짜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었고, 노아에게 늦게 갈 수록 더 많은 약속을 깨야 하고 마음만 무거워질 뿐이다. 불쌍한 론.

앨리의 엄마는 앨리가 땅을 치고 후회할까봐 딸의 선택지에 론을 추가한 듯하다.

이로써 땅을 치고 후회할 선택을 한 번 더 하신것 같다. 그 선택지는 없는 게 나았던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노아에 대한 마음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만든 고도의 설계였을까…

앨리 엄마에게 후회 없을 선택이 있었을까. 그 남자와 결혼했어도 또다른 후회가 있지 않았을까. 앨리 엄마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 행복 대신 더 큰 안정을 택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울었던 것 같다.

영화가 돈과 사랑을 저울질하는 양상을 내놓는데, 이런 점에서 앨리 엄마의 선택지는 앨리보다 더 가혹해보인다.

왜 굳이 앨리가 기억을 잃었어야 했을까. 노아의 순애보를 부각시키려고 그런 걸까.

둘을 같이 죽인 것도 그저 영화같은 사랑을 연출하기 위해서일까.

다른 대답은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