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La Land (라라랜드)

· ☕ 3 min read · ✍️ Hoontaek Lee

I guess we’re just gonna have to wait and see

친구가 추천해준 영화다. 나에게는 꿈과 사랑을 저울질하는 영화로 보였다. 어려웠고, 인상 깊었다.

워러벨

남자와 여자에게는 각자의 꿈이 있었다.

둘은 서로의 꿈과 그 열정에 반했고, 응원해줬다.

남자의 꿈은 전망이 어두웠고, 여자의 어머니는 딸 인생의 안정을 걱정했다.

남자는 둘의 안정을 위해 꿈을 바꿨고, 성공했다.

여자는 남자가 원래의 꿈을 잃은 것을 지적했고, 성공한 남자는 여자를 이전만큼 챙겨줄 수 없었다.

여자는 자신의 꿈을 좇는 데 지쳤고, 잘 챙겨주지 못 한 남자에게 아쉬움을 느꼈다.

남자는 자신의 성공을 버리고 원래의 꿈으로 돌아오는 한편, 여자의 꿈을 더욱 응원해줬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 원래의 꿈을 향해 매진했고,

둘은 헤어졌다.

세바스찬은 라이브카페에서 주인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격정적으로 연주하여 일자리를 잃고 사랑을 얻었다. 꿈을 포기하고 부와 명성을 얻자 사랑이 위험해졌고, 꿈을 바꿔 사랑을 얻으려 하니, 미아의 꿈으로 사랑을 잃었다. 그러고 나서야 원래의 꿈을 이뤘다. 이 무슨…

꿈을 가리키는 나침반

원피스에 나오는 영구지침은 특정 섬의 위치를 가리키는 특수한 나침반이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서로의 꿈에 대한 영구지침이 돼 줬다. 세바스찬이 잠시 전통 재즈를 포기했을 때도 미아는 계속 세바스찬이 원래 꿈꾸던 것을 가리키고 있었고, 암초를 피하기 위해 잠시 항로를 벗어나 에둘러가더라도 세바스찬이 원래 목적을 잃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세바스찬 역시 미아가 오디션과 악평에 지쳐 배우를 포기하려 할 때 미아를 바로잡아줬다. 아주 아름다운 동행이다.

So, are you happy?

미아는 파리에서 하는 연극에 배우로 캐스킹 되어 이후 스타로 성장했고, 세바스찬은 미국에 남아 재즈 클럽을 열어 꿈을 이뤘다. 영화 마지막에 세바스찬의 클럽에서 둘은 다시 만나고, 서로를 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 때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을까? 세바스찬이 투어 가기전에 미아를 위해 서프라이즈 식사를 준비했고, 이 와중에 둘은 싸웠다. 나는 제발 헤어지지 말라고 속으로 빌었다. 이제야 겨우 세바스찬이 날개를 펼 무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미아가 세바스찬이 원래 꿈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걸 알게 되고는 당시 세바스찬의 성공이 이상점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후에 미아가 캐스팅되어 파리로 가고 세바스찬은 원래 꿈에 열정을 쏟기 시작할 때 이제야 잘 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둘이 헤어졌네.

아마 미아가 배우로서 성공하면서 키이스 밴드 때 세바스찬과 마찬가지로 바빠졌기 때문에 둘이 멀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서로의 꿈을 좇아 그저 흘러가는대로 둔 것이다. 사랑을 일부러 붙잡지 않은 둘이 진짜 행복했을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다른 사람 만나 잘 지내겠지만…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다 하며 자신들 꿈따라 헤어지는 게 당시로서 정말 최선이었을까. 세바스찬이 오랜만에 만난 미아를 위해 연주할 때 둘이 헤어지지 않았을 경우의 평행 세계가 그려졌다. 두 삶 중 둘에게 더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흘러가는 대로 둔 지금이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위해 꿈을 포기하는 것은 아프다.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꿈을 포기하는 건 더 아픈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옆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것, 그러면서 내 꿈에 계속 열정을 쏟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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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taek Lee
WRITTEN BY
Hoontaek Lee
Tree-Forest-Climate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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