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one can cook!
친구가 추천해서 본 영화 라따뚜이. 라따뚜이는 시골 음식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지만 요리하기에 따라 미각을 사로잡는 맛을 가질 수 있다. 타이틀, 이름값, 출신 성분 등에 휘둘리지 말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와 어울리는 제목이다.
<톰과 제리>를 보는 듯 주인공 레미가 쥐만이 생각할 수 있는 경로로 주방,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이 역동적이었다. <요리왕 비룡>처럼 행복한 회상이나 여러 색깔로 맛있어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레미가 재료를 넣을 때 나는 퐁당퐁당 소리도 맛있었다.
모두까기 비평가인 이고(Anton Ego)가 변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어디 너가 만든 쓰레기 한 번 대령해봐라"하는 듯 요리를 달라던 모습이었지만, 나중에는 위 사진처럼 “알아서 맛있는 거 해주세요!“라며 해맑아진다.
노력과 열정
Not everyone can become a great artist, but a great artist can come from anywhere
이 영화에서 유명한 어구 중 하나일 것이다.
작중에서 말하는 (쥐의) 신분은 우리 일상으로 치면 네임벨류 정도가 적당한 비유일 것 같다.
올바른 잣대를 사용하자는 건 분명 옳은 주장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분명히 네임벨류가 주는 이점이 있다. 내 실체를 보이기 전에 내가 가진 좋은 간판으로 처음부터 좋은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다. 누구나 이러한 네임벨류의 혜택을 누리고 싶어 한다.
좋은 계급장이나, 진짜 실력이나 결국은 노력과 열정의 산물이다. 둘 중 하나는 꼭 얻게 될 거라는 믿음으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Anyone이 될 용기
You must not let anyone define your limits because of where you come from.
Your only limit is your soul. Anyone can cook. But only the fearless can be great.
초반에 구스토가 티비에서 하는 말이다. 이 말을 하는 구스토를 레미는 동경하는 듯 바라본다.
레미는 보기만해도 disgusting하다는 말을 듣고 존재만으로 식당이 망해버리는 최악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 레미가 쥐라는 것은 레미 살아 생전에는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레미는 포기하지 않고 요리를 했다. 이고에게서 美味 리액션을 이끌어내고, 그가 투자한 작은 사업을 성공시켰다.
자신이 가진 신분상 제약을 극복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스스로 이를 뿌리칠 용기와 열정이다.
내 편
링귀니가 작은 요리사를 커밍아웃 시킨 후 함께하자는 말에 남아준 사람은 (라이딩으로 스트레스 풀고 온) 꼴레르 하나였다. 평소 구스토의 모토를 잘 따르는 모습을 보였고 폭주족하는 중 anyone can cook을 보고 마음이 바뀐 것이었겠지만 그래도 링귀니의 여자친구가 남아줬다는 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가족 또한 내 편이 돼 줬다. 레미가 트렁크에 갇혔을 때 차를 찌그러뜨리고 쥐덫을 완력으로 들어서 꺼내준다. 이고가 찾아온 날 요리사가 레미밖에 안 남았을 때, 평소 쥐답게 살라던 아빠가 클랜원을 모두 끌고와서 손을 빌려준다(츤츤). 레미의 기막힌 지휘 아래 모든 클랜원이 일류 셰프 수준의 요리를 만들어내고, 인간 두 명을 포박해오는 범죄까지 서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