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
친구가 추천해서 본 영화다.
로맨스인 줄 알았지만 주옥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인사이드아웃>에서는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 분노 등 다른 감정도 중요하다고 했다면, <어바웃타임>에서는 매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을 강조한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
팀의 아빠는 팀에게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
- 시간 여행 없이 평범하게 살기
-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다시 살기
두 번째 단계에서 팀의 삶에 추가된 건 마음의 여유와 유머였다. 처음 평범하게 살 때는 일에 치여 상사에게 혼나는 로리를 그냥 보기만 했고, 집에 갈 때는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다른 승객과 마찰이 있었다. 반면, 두 번째 살 때는 로리를 혼내는 상사를 몰래 장난스레 욕하며, 소음을 내던 다른 승객과도 원만히 넘어갔다.
이 방법은 <책은 도끼다>에서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최대한 음미하기)과 비슷하고, <연금술사>에서 말한 행복의 방법(=기름 두 방울을 놓치지 않기)와도 비슷하다. 한순간 한순간을 최대한 즐기며 기억에 담아두는 것,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건강의 소중함
태초의 뱀파이어 같은 팀의 아빠는 시간 여행을 이용해 인간이 읽을 수 있는 책은 모조리 읽는 위업을 달성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 여행을 반복해도 폐암 하나를 치료하지 못 해 죽고만다.
여담으로, 후반부에서 팀이 아빠가 이미 폐암 때문에 시간 여행을 수없이 반복했고, 최후의 선택으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삶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나름의 감동이 있었다.
가진자의 여유?
갑자기 시간 여행이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인생의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너무나 즐거웠기에.
-팀
라고 하지만, 배부른 소리인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충분히 시간여행 능력을 필요한만큼 활용해놓고는 “더이상 시간여행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별로 신빙성이 없다.
팀의 아빠가 제안한 행복하게 사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를 첫 번째 삶에서 미리 파악해놓고 두 번째 삶은 이를 잘 해결하며 여유롭게 즐긴다? 미리 답안지 외우고 들어와서 “시험 시간은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두 번 살 수 없다. 앞으로 닥칠 급한, 어려운, 중요한 일에 미리미리 잘 준비해서 두 번째 삶인 것처럼 살 수 있어야 하겠다. 혹시 그렇게 못 해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여유와 긍정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