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 파리로 이사
- 파리 연구소 출근
- 집 정리
- 주변 탐색
2025. 07. 07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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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는 날. 아침에 차를 픽업해왔다. 먼저 모찌 캣타워랑 가방, 터널 장난감을 왕휘한테 가져다줬다. 휘 고양이는 아기곰이랑 아기 너구리 섞은 느낌의 외형이고, 완전 무해한 성격이다. 다행히 새 장난감을 좋아하는 듯하다.
돌아와서 짐 정리 및 청소를 마저 했다. 춘휘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점심까지 열심히 일했다. 첸웨이랑 신이 도와주러 왔다. 큰 차를 빌리지 못해서 공간이 아슬아슬 했다. 신과 첸웨이가 퍼즐 맞추기를 잘 해줘서 어찌어찌 잘 욱여 넣었다. 원래 점심 전쯤 출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후 4시가 다 돼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일정이 타이트하지 않으니 괜찮다. 파리로 바로 가기는 너무 오래 걸리고, 국경 근처 적당한 곳인 오펜부르크에 미리 예약한 숙소로 갔다. 모찌는 출발 후 처음 한두 시간은 자주 울었는데, 이내 적응을 한 모양이다. 유연한 몸을 이용해 어떻게든 적당한 자리를 발견했다. 트렁크 덮개를 차 안에 옮겨 놓은 덕에 모찌를 위한 2층 구조가 마련 돼 있었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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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정도 달려서 오펜부르크에 도착했다. 숙소는 굉장히 좋았다. 공용 정원이 있고, 넓이도 적당하고 침실이 따로 있고, 거실 구조도 좋다. 테라스도 있고 창문도 여러 개다. 여기로 이사오고 싶다.
2025. 07. 08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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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둘 째 날이다. 이사 계획은 좀 간단하면서 거창하다. 차를 독일에서 빌려서 프랑스에 반납하면 보통 불가능하거나 몇백 유로를 내야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첫 날은 예나에서 차를 빌려 프랑스 국경쪽 독일 도시 오펜부르크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나만 기차타로 프랑스로 도시 스트라스부르로 가서 차를 빌려서 오펜부르크로 돌아와서 짐을 새 차로 옮긴다. 이전 차는 오펜부르크에 반납하고 새로 빌린 차를 운전해서 새 집으로 가서 짐을 풀고, 근처 렌터카 지점에 차를 반납한다. 나름 스마트한 계획이었다. 첫 날은 계획대로 오펜부르크에 잘 도착했고, 이제 둘째 날이다.
계획 수행을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차 빌린 지 24시간, 즉 아침 10시 전까지 첫 차를 반납해야 하루 요금만 나오기 때문이다. 숙소가 엘리베이터도 없고, 차 댈 곳에서 좀 멀어서 숙소에 짐을 풀기는 힘들었다. 대신 차 댔던 곳 나무 아래에 짐을 풀었다. 시간이 살짝 지체돼서 서둘러야 했다. 빠르게 반납 완료하고 터미널까지 달려갔다. 다행히 기차가 문이 닫히고 있었고, 열림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잘 풀리고 있었다.
계획은 스트라스부르에서 무너졌다. 같은 렌터카 회사지만 스트라스부르 지점은 내 은행 N26의 카드 사용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이외 Revolut 등 다른 온라인 은행의 카드를 모두 거절했다. 약관에 쓰여있다고 한다. 나는 그걸 누가 읽냐고 반문했다. 카드뿐만 아니라 현금 결제도 안 된다고 하고, 내 명의의 카드여야 해서 춘휘 카드로도 결제가 불가능했다. 다른 남은 차는 없었다. 근처 렌터카 지점에 물어보니 6시간은 더 기다려야 다음 차를 구할 수 있고, 그것도 하루 빌리는 데 500유로를 내야 한단다. 춘휘와 상의 후, 오펜부르크로 돌아가서 차를 다시 빌리기로 결정했다. 이 당시에는 내 가방에 춘휘 지갑이 있는 걸 몰랐다. 혹시 예약을 취소한 후 춘휘 이름으로 다시 예약하면 춘휘 카드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생각이 그때는 떠오르지 않았다.
부랴부랴 오펜부르크로 돌아왔다. 오펜부르크 렌터카 지점에서 같은 차를 12시부터 예약했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원이 교통 체증 때문에 차 반납이 한두 시간 늦어질 거 같다며 다른 차를 빌리는 게 어떻냐고 나에게 제안했다. 나는 가진 짐이 전에 빌린 SUV를 꽉 채울 정도로 많으니 그보다 작은 차는 안 된다고 했다. 그들이 제안한 차는 SUV보다 조금 낮은 대신 앞뒤로 더 길쭉하다. 차량 정보를 보여주며 총 부피는 거의 비슷하다며 그냥 빌려가라고 나를 설득했다. 그러면 나는 한 번 빌려가서 짐을 실어 보겠지만 안 들어가면 돌아와서 바로 반납하고 환불 받겠다고 했다.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렇게 한 십 분 십오 분 실랑이를 벌이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춘휘가 아침 8시 반 부터 거의 4시간 넘게 밖에서 짐을 지키고 있었고, 짐 지키느라 체크아웃을 못 하는 중에 한 시민 도움을 받아서 겨우 체크아웃을 한 후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날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날도 꽤 추웠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니 나는 실랑이를 중단하고 그냥 그 차 빌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춘휘한테 가서 짐을 같이 실었다. 다행히 춘휘는 짐덩이 중에서 내 겉옷을 찾아서 추위는 면했고, 이웃 아저씨가 방수포를 빌려줘서 짐도 잘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아침에 짐 풀 때 그 아저씨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길래 속으로 우리 쫓아내려고 하나 의심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착한 독일 아저씨였다. 감사합니다.
살짝 낮고 길쭉한 새 차는 오히려 전 차보다 짐을 싣기 수월했다. 트렁크 밑바닥에 타이어 넣으라고 만든 공간이 있어서 오히려 더 넓은 것 같았다. 짐 잘 싣고, 한 번 더 감사 인사 드리고, 파리로 출발했다. 이번에도 모찌는 처음에 좀 울다가 이내 자리를 잘 잡고 쉬었다. 춘휘는 원래 오펜부르크에서 바로 프라이부르크로 갈 예정이었지만 (기차로 1시간 걸린다), 일이 너무 틀어지는 바람에 걱정이 됐는지 나랑 파리로 같이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파리 새 집까지 6시간 정도 걸린다. 원래 오후에 도착해서 집주인이랑 같이 와이파이 설치하고 서류작업하려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이 늦어져서 밤 9시 쯤 도착했다. 와이파이 설치는 집주인이 알아서 마친 상태였고, 나는 집주인이랑 서류 작업을 했다. 내가 방을 빌릴 때 어떤 가구 등이 있었고 어떤 상태였는지를 하나하나 전수조사했다. 군대처럼. 그 동안 춘휘는 방을 구경했다.
서류 작업을 마치고, 짐을 방에 옮겨 놓았다. 모찌 화장실이랑 밥그릇 물그릇도 설치해주고, 우리도 챙겨온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똠냥꿍 맛 신라면이었는데, 꽤 맛있게 먹었다.
모찌는 2층 구조를 나름 좋아하는 듯했다. 처음엔 조심스레 계단을 오르내리더니 이내 서너 걸음에 달려올라갈 수준이 됐다. 아찔한 사건도 있었다. 화장실 창문과 2층 방 창문은 모두 지붕으로 연결 돼 있고, 방충망이 없다. 모찌가 갑자기 2층 방 창문 밖으로 나가서 지붕 위를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순간 미끄러져서 중간에 물 길 내는 철구조를 만세 자세로 잡고 버티는 모양이 됐다. 다행히 잘 버텼고, 자세를 잘 고쳐잡았다. 그리고 화장실 창문으로 잘 복귀했다. 이 이후로도 모찌는 지붕 위로 나가려고 했지만, 걸음이 더욱 신중해졌다. 나랑 춘휘는 안전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후로는 샤워하고, 적당히 이부자리 펴고 잤다.
2025. 07. 09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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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틀어진 덕분에 차를 근처 지점이 아닌 독일 오펜부르크에 반납해야 한다. 원래 아침에 연구소에 가고, 점심 먹고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사이먼이 오늘 아침에 아무도 없으니 그냥 반납 먼저 하고 내일 보는 게 낫다고 알려줬다. 춘휘랑 주변 베이커리에서 빵이랑 커피, 핫초코로 아침 먹고, 마트에 들러서 구경 및 급히 필요한 물품 몇 개를 구입해서 돌아왔다. 집 근처 베이커리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돌아와서 짐 챙긴 후 바로 오펜부르크로 출발했다. 6시간 남짓 걸린다. 점심은 중간에 적당한 곳 들러서 먹기로 했다. 프라이부르크까지 오고갈 시간은 안 돼서 오펜부르크에 차 반납하고, 춘휘도 나도 기차타고 각자 집에 가기로 했다. 프랑스 도로는 독일보다 보통 한두 차선 적고, 제한 속도도 130km/h밖에 안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중간중간 고속도로 이용 요금을 내야 한다. 하이패스도 없다. 독일은 세계에서 운전하기 가장 좋은 국가다. 제한 속도도 높고, 이용 요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이미 세금에 포함 돼 있다) 중간중간 멈출 필요도 없다.
차 반납 잘 하고, 춘휘랑 독일 슈퍼마켓에서 장을 좀 본 후, 파리로 돌아왔다. 기차에서 역방향 자리를 배정 받아서 오면서 멀미를 했다. 도착해서 씻고 쉬었다.
2025. 07. 10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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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연구소에 나갔다. 가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기차 한 번 버스 한 번, 혹은 버스 두 개 노선인데 50분이 넘게 걸린다.
도착해서 필립이 연구소 소개, 내 프로젝트 소개, 향후 계획, 나 사는 동네 소개 (나랑 같은 동네 산다)를 해줬다. 필립 말고도 근처에 사는 친구가 몇 있었다. 마침 중국 친구 중 하나가 차로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얻어타고 돌아왔다. 저녁을 해 먹고, 짐 정리를 조금 했다.
2025. 07. 11 금요일
연구소에서 서류 작업을 하려 했으나, 오늘도 직원들이 연구소에 없었다. 다음 월요일이 프랑스 휴일이라 이번주에 사람이 별로 없다. 점심 먹고 집에 돌아왔다. 중간에 은행에 들러 계좌 개설을 하려 했으나, 예약을 미리 잡아야 했다. 독일도 아니고 프랑스에서도 예약이라니.
집에 돌아와서 짐 정리를 조금 했다. 주말이면 대충 모양새는 정리가 될 것 같다.
2025. 07. 12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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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에 큰 쇼핑 센터가 하나 있다.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고, 자전거로 6분 정도 걸린다. 아울렛처럼 생뚱맞은 곳에 있는 큰 쇼핑 센터고, 보통 차로 가서 이용한다. 한 번 구경 가봤다.
구경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올리브영 같은 곳인 Normal, 큰 전자기기 매장 두세 개, 큰 신발 매장 두어 개, 큰 옷 가게 서너 개, 매우 큰 마트 두 개, 식당 여러 곳 등 돌아볼 곳이 많았다. 점심 먹고 마저 대략 구경한 후 저녁 전에 돌아왔다. 손비누, 청소용 세제, 식료품 등을 샀다.
짐 정리를 대략 마쳤다. 화장실에 짐이 좀 더 있지만, 풀 곳도 없을 것 같다.
내가 짐 정리 등으로 바쁠 동안 춘휘가 온라인으로 필요할만한 걸 이것저것 주문해줬다. 이사 준비부터 이삿 날, 이사 후까지 춘휘 아니었으면 진짜 몸살났을 것 같다. 감사.
배달 온 것중에 방충망이 있다. 가장 급한 화장실 창문에 먼저 설치했다. 설치를 잘못해서 아래를 잘 막지 못했다. 설치 후 저녁 먹는 중에 모찌가 2층 창문 통해서 지붕으로 나간 모양이다. 설거지 끝내고 손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모찌가 지붕에서 내려왔다. 막지 못한 아랫 부분으로 들어오게 해줬다. 이 때문에 모찌는 이 아랫부분이 열려있다는 걸 기억하는 듯하다. 방심하면 아래 부분을 통해 기어나가려고 한다. 똑똑한 녀석.
2025. 07. 13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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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이랑 샹이가 우리 동네에는 주말에 장이 선다고 알려줬다. 아침에 한 번 구경 가봤다.
과일, 육류, 해산물 등을 주로 파는 작은 장이었다. 해산물 종류가 상당히 많았다. 독일보다 해산물 구하기가 용이한 듯하다. 춘휘도 해산물을 좋아하니, 해산물 요리를 한 번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
화장실 방충망을 다시 설치했다. 이번에는 아래도 잘 막았으니 조금 더 낫겠지?
지금까지는 프랑스 삶이 예나 혹은 독일의 삶보다 훨씬 안 좋게 느껴진다. 나열하자면…
- 월급은 더 적은 편
- 집세랑 시장 물가는 훨씬 비싸다 (1.5배 정도? 삼겹살이 독일에선 100그람에 1~1.2유로 정도, 여기선 보통 1.5유로 정도 하는 것 같다.)
- 아시안 마트가 근처에 없다. 김치 사려면 파리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한다.
- DM 같은 큰 드럭 스토어가 근처에 없다. 그 쇼핑센터에 있는 normal도 dm에 비하면 옵션이 덜하다.
- 어디 가려면 보통 기차나 버스를 타야 한다
대신 좋은 점도 있다. 공항이 가깝고, 파리가 가깝고, 춘휘랑도 조금 더 가깝다. 아주 크진 않지만 마트나 정육점도 근처 (걸어서 2~5분)에 있어서 간단한 쇼핑은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해산물, 치즈, 와인, 빵이 예나에 비해 구하기 쉽거나 옵션이 더 많다.
이제 막 이사왔으니, 앞으로도 좋은 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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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 토마토, 감자로 스튜를 만들어봤다. 꽤 괜찮다.
다음 주는…
- 연구소 일 시작
- thesis writing: abstract, chapter 3 (add a paragraph in introduction, change a figure, write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