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Jena: Week 218 (유로파 파크, 콜마르, Ravennaschlucht&Titisee)

· ☕ 7 min read · ✍️ Hoontaek Lee

이번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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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파 파크
  • 콜마르
  • 하이킹@Ravennaschlucht + Titisee 구경

2024. 11. 04. 월요일

춘휘랑 유로파 파크에 놀러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버스타고 1시간 좀 넘는 북쪽에 위치해 있다. 여러 유럽 국가의 테마로 꾸며놓은 놀이공원이다. 예보에는 없었지만, 안개가 아주 짙어서 살짝 이슬비가 내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씨였다. 우리가 놀이공원에 가는 날은 항상 뭐가 떨어진다.

놀이공원은 아침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연다. 하루만에 다 돌아보는 건 힘들고, 주요 놀이기구를 거의 다 타볼 정도의 시간은 된다. 롤러코스터가 대여섯 개 있었는데, 각각 서로 다른 특징이 있었다. 프랑스의 실버스타는 위에서 아래로 낙하하는 것 위주로, 러시아의 유로미르는 이중회전, 크로아티아의 볼트론은 빠르고 빙빙 도는 무서운 롤러코스터, 아이슬란드의 블루파이어는 가장 빠른 가속도 (+ 빨리 끝난다), 아이슬란의 우드란은 덜컹거림이 주는 야생의 미와 주행 속도. 춘휘는 놀이기구를 잘 타서 나보다 잘 즐겼다. 나는 빙빙 안 돌아도 롤러코스터 2연속은 무리지만 다 처음 보는 거라 우걱우걱 탔다. 줄도 길어야 35분 기다리는 정도이고, 기다리면서 볼 거리도 있는 데다가 싱글라이드나 예약 제도도 있어서 꽤 쾌적하게 즐겼다.

롤러코스터 외에도 여러가지 쇼+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었다. 영국 테마 공원에 있는 “Funny Library"라는 곳에 갔다. “웃긴 도서관"이라는 제목과 달리 춤 공연이 주인 쇼였다. 댄서 중 발레하는 남녀 한 쌍이 다 했다. 그 외 “뱀파이어 서커스단"이라는 컨셉의 쇼도 즐겼다.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 타고 이것저것 하는 쇼였다. 쇼도 신기했지만, 스케이트를 어떻게 저렇게 잘 타는지도 신기했다. 그들이 쓰는 기술 중 하나라도 들어본 적이 없고, 어떻게 하는 지 상상도 안 됐다. 저렇게 잘 탈 수 있으면 좋겠네.

문 닫을 때까지 있다가 왔다. 버스 정류장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운 좋게 이전 정거장을 찾아서 편히 앉아 왔다. 시계가 측정한 심장박동수를 확인해봤다. 평소보다 들쭉날쭉한 게 롤러코스터 같았다.

2024. 11. 08. 금요일

지현이&호진이 형 부부, 아들 정우와 저녁을 먹었다. 둘 다 석사 때 같은 랩에 있었는데, 어찌어찌 호진이 형이 프라이부르크에서 연구하게 됐다. 내가 프라이부르크 와 있는 김에 만났다. 장소는 호진이 형 사는 곳 근처에 봐뒀다던 독일 식당. 춘휘가 주문한 스테이크가 맛있었다.

정우는 밥이 오기 전에 그림을 그렸다. 거기엔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레드 드래곤이 그린 드래곤에게 브레스를 발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린 드래곤은 목이 없어서 고개를 돌릴 수 없으므로 공격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럼 그냥 맞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그린 드래곤은 대신 거북이처럼 머리를 집어넣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되냐 물어보니, 그럼에도 레드 드래곤의 공격은 명중할 것이라고 한다. 레드 드래곤이 마음에 드는 듯. 이후 하늘에 블루 드래곤을 추가했다. 뭐냐고 물어보니, 이미 죽어서 천국에 있는 거라고 했다.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중, 정우는 밥 다 먹고 지루했는지, 나를 지목해서 나가서 놀자고 했다. 다행히 몸으로 노는 유형이라 같이 놀기가 엄청 어렵지 않았다. 달리기 시합 하자고 해서 식당 앞마당을 빙빙 달렸다. (정우 입으로) 45바퀴 정도 돌고 (실제로는 7바퀴 쯤), 정우가 이긴 걸로 했다. 다음 종목은 젓가락 게임. 내가 어릴 때 하던 놀인데, 아직도 애들이 이렇게 놀고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경험자 답게 가볍게 이겨줬다. 정우가 “잘하네?“하더니 자기가 이긴 종목인 달리는 걸로 다음 종목을 정했다. 바로 경찰과 도둑. 경찰이나 도둑은 각각 능력이 있는 능력자 배틀물 버전이었다. 도둑은 특정 장소에 숨을 수 있었고, 경찰은 특정 장소에서 숨은 도둑을 볼 수 있거나, 총을 쏴서 도둑을 2~3초 멈추게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놀다가 갑자기 1:1 능력자 배틀물로 변했다. 정우는 자신을 불꽃 갑옷과 검을 착용한 기사처럼 소개했고, 나는 해골 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해골 마법사로 지정했다. 나는 나뭇잎을 이용해 해골을 소환하거나, 드래곤한테 상대를 물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정우가 불꽃 갑옷을 벗을 때만 정우를 때릴 수 있었다. 어찌어찌 두 대를 때릴 수 있었지만, 그 사이 불꽃 검에 당해서 두 번 죽었다. 이러다가 기차 시간이 돼서 춘휘가 불렀다.

어쩌다보니 잘 놀고 집에 돌아갔다.

2024. 11. 09. 토요일

프랑스 콜마르로 놀러갔다. 슈에안이 참여해서 셋이 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그 중 버스가 50분 정도 돼서 나에게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콜마르는 건물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관광도시다. 수로도 곳곳에 있어서 “쁘띠 베니스"라고 자칭한다. 실제로 걸어보면 꽤 예쁜 곳이 많다. 시내는 작아서 밤 조명 구경할 게 아니라면 오후 정도면 충분힐 즐길 듯하다. 점심은 좀 무겁게 먹었다. 미슐랭 마크를 다년 간 받은 식당이 보여서 한 번 시도해봤다. 리뷰에 있는 것처럼 점원이 불친절했지만, 음식은 괜찮았다. 전채요리인 호박수프랑 달팽이요리가 특히 괜찮았다. 내가 시킨 고기는 스테이크라서 당연히 맛있었다. 미슐랭 받을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먹고 왔다.

중간에 한 남성 옷가게에서 목도리를 발견했다. 춘휘가 어른스러워 보인다며 사줬다.

2024. 11. 10. 일요일

춘휘랑 하이킹을 갔다. 겸사겸사 시계 기능도 사용해봤다. 전날 밤에 미리 코스를 짜서 시계에 전송해뒀다. 코스를 정해두지 않는 하이킹에서는 기능이 현재 위치 저장, 출발지로 돌아가기 등으로 제한된다. 그래도 이걸로도 충분하다. 기능 사용해본 소감은, 걷는 중 핸드폰 꺼낼 필요 없이 길을 찾을 수 있어서 편했다. 하이킹에서 꽤 쓸모있다는 걸 확인해서 꽤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걸은 코스는 Ravennaschlucht. “Ravenna"라는 이름의 협곡(?)이다. 원형으로 두 시간 정도 되는 가벼운 코스로 정했다. 춘휘네서 기차타고 동쪽으로 한 정거장 가면 나오는 “Hinterzarten"이라는 곳에서 출발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는데, 하이킹이나 사이클링 등으로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하이킹 전반부는 계곡을 따라 200미터 정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간에 냇물을 끌어들이는 시설이 있는 오두막집을 몇 개 봤다. 그 물이 물레방아를 돌리고, 그 힘으로 자동으로 목재를 톱으로 자르는 시설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물레방아를 농사쪽에 사용한 것과 대조됐다.

전반부 끝에는 호텔이 하나 있었다. 식당과 시계점도 겸하고 있었다. 신기하면서 멋진 시계가 많았다. 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기계식 시계는 6000유로나 했다.

식당은 나름 괜찮았다. 호텔에 붙어있는 것 치고는 인당 15유로 정도로 가격이 적당했다. 맛도 괜찮은 학식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블랙포레스트 케잌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흔히 봤던 이 케잌이 이곳 프라이부르크에서 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곳 전통 의상이 하양, 갈색, 빨간색이 섞여 있는데, 이를 표현한 것이 유래에 관한 하나의 설이라 한다. 의상을 직접 보니 수긍이 좀 갔다.

후반부는 협곡을 걷는 것에서 시작했다. 시냇물을 거슬러서 걸으며 200미터 정도를 올라갔다. 협곡답게 공기가 꽤 좋았다. 물은 살짝 누렇고 거품도 있는 게 깨끗한지 의문이었다. 춘휘는 물살이 빨라서 흙때문에 그렇다고 변호했다. 협곡을 벗어나서는 Hinterzarten 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뭔가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부자 동네 느낌이 났다.

동쪽으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TiTisee"가 있다. 티티 호수. 집에 가기 전에 들러서 구경했다. 적당한 크기의 호수였다. 풍경이 꽤 괜찮아서 쉬고 가기 좋았다. 주변에 나무 가공품 상점이 있었다. 꽤 괜찮아 보이는 물건이 몇 개 있었다. 공책, 숟가락, 연필, 돼지 저금통 등. 비싸서 사지는 않았다.

그 외…

  • 춘휘 집 근처 기차역 옆에 흐르는 시냇물
  • 프라이부르크 대학 학식. 뷔페나 메뉴 중에서 선택해 먹을 수 있고, 뷔페는 무게 기준으로 가격을 계산한다. 꽤 괜찮았다.
  • 목요일 저녁에 들러본 일본라멘 식당. 먹을 수록 자극적이지만, 엄청 나쁘지는 않았다.
  • 현관문에 달려있는 파울라 전용 출입문. 파울라 목 뒤에 칩이 있어서, 파울라가 머리를 들이대면 “삑"하고 문이 열린다. 집에서 나올 때는 잠금 장치가 없다. 팬시.
  • 주인 부부가 집을 비워서 파울라를 돌봐주게 됐다. 1살 밖에 안 돼서 밥 줄 때면 어디선가 달려와서 우걱우걱 잘 먹는다. 모찌도 1살 때는 그릇을 비울 때까지 코를 들지 않았지.
  • 혼자 해본 요리 중 괜찮았던 걸 여기서도 해봤다. 실패. 이상하게 여기서 만든 요리는 전반적으로 짜다. 숟가락이 집에 있는 것보다 더 큰가?

다음 주는…

  • developing tws_nee_in_model
  • dissertation writing
  • 예나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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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taek Lee
WRITTEN BY
Hoontaek Lee
Tree-Forest-Climate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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