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를 보고 바로 샀다. 더 좋은 한글 문장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팁들이 많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구성도 짤막짤막하게 끊어 읽기 좋았다. 출근 후 근무 시작 전에 하루 다섯 개씩 읽었다.
읽은 후에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수록한 팁 중에서는 강조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은/는’과 ‘이/가’를 구분해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 등 비교적 명쾌하게 설명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명은 두루뭉술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쓰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와 같은 설명이 많다. 이런 애매한 설명으로 177개 팁을 나열하다 보니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 177개 중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은 팁이 매우 많다. 자세히 구분하는 것도 좋지만, 177개는 너무 많지 않은가. 좋은 사례 문장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지만 더 기억하기 쉽게 정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덕분에 이 책은 한글 문법에 얼마나 체계가 없는지 보여주는 반증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저자는 30년간 문장을 교열해왔다고 한다. 각 팁에 등장하는 예시 문장에서 어떤 부분이 어색하며 어떤 이유로 어떻게 고치는 게 자연스럽다는 설명은 모두 공감이 간다. 하지만 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을까. 저자가 일부러 쉽게 설명하려고 한글 문법 체계를 들먹이지 않은 것일까. 혹은 “원칙”과 “허용”이 난무하는 띄어쓰기 규정처럼 문장 구조 관련해서도 정확한 체계가 없는 걸까.
너무 비판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 것 같다. 또는 내가 공부할 의지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그래도 이 책은 공부하기에 불친절한 책이 맞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 자주 봐왔던 어색한 문장인데 왜 어색한지 설명할 수 없었던 그런 사례에 대해 저자 나름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몇몇은 저자 주관이 담겨있는 듯 의문이 남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아 이래서 내가 이런 문장을 어색하게 느꼈구나”라고 공감할 수 있었다.
추가로 속지의 글꼴이 마음에 든다.
제목 | 저자 | 출판사 | 판 | 출간 | 완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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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문장 수업 | 이병갑 | 학민사 | 1 | 2018. 08. | 2019. 04. 02. |